Waffle없는 Waffle House

Author
한길지기
Date
2017-05-30 10:00
Views
584
미국 식당 중에 Waffle House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너무 Waffle이 먹고 싶어서 그 식당을 갔답니다. 그 날만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다른 것은 다 되는데 Waffle만 안된다고 하더랍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Waffle House에 찾아와서 다른 음식들을 주문하고 Waffle을 주문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Waffle House에 Waffle이 없었다는 게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아이러니는 우리의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경험합니다.
노동절에 오히려 노동자들은 일을 해야 하는 현실도 그렇고, 메모리얼 연휴에 이 날이 무슨 날인지도 모르고 그냥 연휴라고만 생각하는 현실도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메모리엘 데이는 더 이상 참전용사들이나 그 가족들을 기억하는 날이라기보다는 여름을 알리는 첫 연휴로, 한인교회에서는 수련회하기 좋은 연휴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 날을 기념일로 정할 때는 그런 쉼의 의미도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그들의 이름으로 공휴일로 정하여 사람들에게 쉼을 주는 것은 어쩌면 거창한 행사를 많이 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큰 선물일테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메모리얼 데이가 무슨 날인지도 모르고 지난다는 것은 참 아쉽습니다. Waffle House에 Waffle이 없는 것처럼, 메모리얼 데이에 전쟁에 대한 아픔도, 분노도, 그 희생에 대한 감사도, 안전에 대한 우려와 다짐도... 아무 것도 없습니다.

교회도 그렇습니다.
예배는 있는데 그리스도는 없고, 교회당은 있는데 하나님의 임재는 없습니다. 지식은 있는데 믿음은 없고, 은사를 받았다는 사람은 많은데 성령의 열매는 없습니다. 목사는 있는데 말씀은 없고, 장로는 있는데 돌봄은 없고, 집사는 있는데 섬김은 없습니다. 훈련은 많은데 변화는 없고, 프로그램은 많은데 유익은 없습니다. 이웃을 사랑하자는 말은 많은데 이웃이 없고, 선교는 하는데 복음은 없습니다.

Waffle House에서 Waffle만 팔 수 없고, 메모리얼 데이라고 전쟁이야기만 할 수 없듯이 모든 모임과 행사에 항상 본질적인 것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비본질적이지만 필요한 것들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필요한 것들만 있고 본질적인 것이 없으면 안됩니다. 자선단체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하고, 건물이 필요하지만 극빈자를 돕기 위한 헌금의 80%가 운영비로 들어가면 필요가 본질을 삼킨 듯이 보이는 것처럼 오늘날 교회들은, 그리고 교인들은 필요가 본질을 삼켜버린 모습입니다. 아주 본질적인 질문을 다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교회는 왜 존재하나? 예배는 왜 하나? 선교는 왜 하나? 우리는 왜 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