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에 대한 생각

어느 목사님께서 비유하시길 목사가 한 편의 설교를 준비하는 것은 해산의 수고에 비견된다고 하셨습니다. 전 해산의 수고(?)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 노고에 대해서 말 할 순 없지만, 그만큼 설교는 목회자로 하여금 많은 수고를 요구합니다. 설교란 일종의 종합 예술과 같아서, 설교 안에는 설교자의 성서 이해, 신학적 견해, 인격, 삶, 기도 생활, 인문 정신과 예절이 전부 녹아 있습니다. 전달하려고 하는 성서 본문에 대한 깊은 주석적, 신학적 이해가 있어야 하고, 동시에 청중에 대한 사려 깊은 이해와 따뜻한 연민도 있어야 합니다. 이 둘을 적절하게 연결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과 기법도 있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설교자의 영성과 삶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어떤 분이 말씀하시길 설교는 강대상에 오르기 전에 이미 결정된다고도 합니다.
설교 준비 뿐 아니라, 설교의 전달(delivery)도 중요합니다. 혹여나 실언이 있을까 모든 설교문을 위한 스크립트를 꼼꼼히 작성하되, 동시에 문자의 포로가 되지 않기 위해 유연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설교는 화려한 만담이나 강연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임재하셔서 말씀하시는 신적 현현의 순간임을 믿기에, 설교자는 경외감을 가지고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설교자는 성도들이 30분 넘게 집중하여 설교를 듣는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그들은 설교자의 어떠함 때문이 아니요, 말씀의 권위에 순복하는 마음으로 경청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자신을 감추고 말씀의 권위 앞에 먼저 순복해야 합니다.

또한 설교자는 성도들의 삶이 고달프고 힘들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많은 성도들은 성경적 지식을 쌓으려 온 것이 아니라, 영혼의 쉼과 안식을 누리고, 갈급한 영혼을 적시는 생명의 물줄기를 바라며 하나님 앞에 나옵니다. 한 주간 살아갈 힘을 주시기를 바라며, 주님의 말씀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그들의 어깨에 자신도 짊어질 수 없는 무거운 짐들을 더 얹는 자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예배 후 성도들의 발걸음이 더 경쾌하고 가벼워야 합니다.

설교를 마친 후에는 잘 지나갔다는 잠시의 안도감이 들지만, 그와 동시에 늘 모자라고 부족한 모습에서부터 오는 부끄러움, 자책감과 맞서야 합니다. 그래서 설교자는 평생 설교 전 두려움과 설교 후 부끄러움의 그네타기를 반복하는 자입니다. [참고: 상식이 통하는 목사]

이번 주로 제가 한길교회 부임한지 꼭 일 년이 됩니다. 처음 담임목회를 시작하면서 일 년만 잘 지내보자 하는 다짐으로 시작했는데, 하나님께서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지난 일 년간 부족한 목회자의 설교를 들어 주시고, 모든 일에 사랑으로 화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항상 좋은 밥을 지어 먹이고자 하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말씀 사역 잘 감당 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