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는 한 사람

“이 땅을 위하여 성을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 서서 나로 하여금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을 내가 그 가운데에서 찾다가 찾지 못하였으므로”
(에스겔 22:30)

 

’12.3 비상계엄 사태’ 후에 조국 사회는 격랑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정국을 바라보며 교회와 성도는 어떤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아야 하는가 생각해 봅니다. 정치 진영의 입장에 따라 사안을 달리 해석하는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견해차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때에 교회와 성도가 감당해야 할 무거운 책임은 공동체를 위하여,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중보하는 기도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임을 거듭 확인합니다.


에스겔 선지자는 예루살렘이 갈대아 군대에게 짓밟혀 폐허가 되고, 백성들이 바벨론의 포로로 짐승처럼 끌려 가는 것을 함께 지켜보아야 했던 비운의 선지자였습니다. 비통한 심정으로 하나님의 심판의 경고를 증거할 수밖에 없었던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됩니다. 그 메시지는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땅을 위하여 성을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 서서 나로 하여금 멸하지 못하게 할 한 사람’ 그 한 사람을 하나님께서 찾으셨지만 찾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중보자를 찾으십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임박한 심판을 바라보며,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심판을 유보해 주시길 간구했습니다. 그러나 소돔과 고모라는 결국 의인 열 명이 없어서 심판 당했습니다. 모세는 ‘목이 뻣뻣한 백성’ 이스라엘을 진멸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심판의 예고 앞에서 하나님을 가로 막았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을 향해 이스라엘에게 약속하신 그 언약의 말씀을 기억하시고 심판을 거두어 주시길 간절히 간구했습니다. 모세의 중보를 들으시고 하나님께서는 심판을 거두셨습니다.


“성읍은 정직한 자의 축복으로 인하여 진흥하고 악한 자의 입으로 말미암아 무너지느니라”(잠언 11:11). 정직한 자의 축복과 간구로 인해 한 성읍이 진흥합니다. 그러나 악한 자의 입에서 나오는 저주 때문에 성읍은 무너지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중보자가 미치는 힘은 이렇게 큽니다. 물론 아브라함도, 모세도, 에스겔도…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그 한 사람의 중보의 역할을 모두 완전하게 감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 땅을 위하여 무너진 성을 다시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 서서 멸하지 못하게 할 영원한 중보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참된 이스라엘의 성전 되시는 자신의 육체를 허무시고 십자가를 지심으로 우리의 악한 죄악으로 인하여 결렬된 모든 죄의 균열을 그리스도의 거룩한 보혈로 덮으시고, 무너진 곳을 막으시고 다시 회복시키셨습니다. 우리의 유일한 중보자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 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미약한 기도를 통해 조금이라도 성 무너진 데를 막아 설 소망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능력과 이름으로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 심령에 꺼져 버린 ‘기도의 불’이 다시 소생하길 원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기도의 불꽃이 심령 속에서 타오를 뿐만 아니라, 그 기도가 서로에게 옮겨 붙어 가정을 밝히고, 공동체를 비추는… 나라와 민족을 살리고 회복시키는 산 소망의 기도로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