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도 현대교회의 최대 화두는 ‘교회성장’이었습니다. 교회성장을 추구하는 신학조류 속에서 한국교회는 ‘교회성장’의 훌륭한 모델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급성장한 한국교회 안에 최근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성장주의의 폐혜들은 고스란히 교회의 아픔으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세상은 더 이상 교회를 빛과 소금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맛을 잃은 소금처럼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이 오늘의 교회의 모습이 되어버렸습니다. 목회사역을 이어오면서 저의 반성이 닿는 귀결은 결국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외부자의 시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성도들이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내부자의 시각으로)’도 물론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회의 머리 되신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성경이 말씀하는 교회의 ‘교회됨’은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의 모습을 함께 고민하며, 첫번째로 살펴볼 공동체의 핵심가치는 ‘예배’입니다.
‘예배’ 오직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을 고백하며, 은혜의 복음을 경험하는 예배 공동체.
제가 이전에 사역했던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의 미국 교회들 중에는 저교회파(The Low Church)의 대표적인 교회성장 모델로 손꼽히는 스티븐 퍼틱(Steven Furtick) 목사의 엘리베이션 교회(Elevation Church)와 고교회파(High Church)의 좋은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케빈 드영(Kevin Deyoung) 목사의 그리스도 언약 교회(Christ Covenant Church)가 함께 자리 잡고 있습니다.(저희 한길교회와 같은 PCA 교단의 대표적인 교회) 저교회파는 복음주의에 입각한 개신교의 신학조류 중에서 교회의 전통 의식이나 성찬식, 때로는 성직자의 권위 등을 상대적으로 거의 강조하지 않는 흐름을 의미합니다. 주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예배 스타일을 지향하며, 저교회파 교회들은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사람들을 환영하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교회 입구에만 들어서도 구석구석에 경쾌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흘러 넘칩니다. 그러나 고교회파 교회들은 공교회주의의 전통을 강조하고, 기독교의 역사적 연속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예배 안에서 예전과 성례 의식을 강조하고, 사람들에게 초점 맞춘 예배를 지양합니다. 그러면 저교회파 교회가 추구하는 예배모델과 고교회파 교회가 강조하는 예배의 형태 가운데 무엇이 보다 더 성경적인 건강한 예배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함께 고민해 볼 지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펜데믹을 지나며 ‘대면예배’, ‘비대면 예배’와 같은 신조어가 처음으로 등장했고, 시대의 풍조와 편의에 따라 교회의 예배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세태가 변하고 사람들의 의식이 변한다 할지라도 모든 참된 예배는 우리의 유일한 예배의 대상이신 성부, 성자, 성령 삼위 하나님 그 분의 임재 앞에 나아가 그의 영광을 찬양하고 경배하는 예배여야 합니다. 한길 공동체가 갈망하는 예배는 ‘하나님의 영광의 무게’를 경험하는 예배입니다. ‘십자가의 복음’으로 충만한 예배, ‘그리스도를 바르게 드러내는 말씀의 선포’가 회복되는 예배를 우리는 사모합니다.
(다음 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