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말씀 사경회를 은혜 가운데 잘 마쳤습니다. 한길 공동체의 모든 지체들이 살아 역사하시는 말씀을 매개로, 말씀 안에서 함께 교통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말씀 안에서 하나가 되는 부요한 은혜를 깊이 나눌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선포된 말씀들이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단단한 말씀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씀의 본질을 마주하며 말씀과 함께 씨름하며 갈급한 심령으로 나아가는 성도님들의 모습을 보며 참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우리 한길 공동체가 변함없이 말씀의 토대 위에, 진리 위에 견고하게 세워져 가는 아름다운 회복이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성경이 말씀하는 ‘교회됨’의 원형,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란 무엇인가?’ 함께 고민하며 공동체의 핵심 가치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길 공동체의 핵심가치, 두 번째는 ‘제자도(Discipleship)’입니다. 존 스토트 목사님은 그의 책, <제자도>에서 오늘날 세계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이로운 교회 성장의 기류에도 불구하고, 현대 교회를 정확하게 한 단어로 진단한다면 그것은 ‘깊이 없는 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경건의 모양도, 능력도 다 사라져버린 진리의 통전성을 잃어버린 현대 교회의 모습은 ‘피상성’ 그 자체입니다. 혹여라도 우리 공동체가 이 세대의 영향을 받아 얄팍한 승리 주의에 빠져 자아를 충족시키는 설교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종교생활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이 세대를 거스르는 거룩한 ‘성도’로 부르셨습니다. 십자가의 도를 따르는 ‘제자’로 부르셨습니다. 우리를 향한 부르심의 소망을 따라 한길 공동체가 추구하는 제자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진리의 말씀이신 그리스도와 연합하며, 십자가의 도를 따르는 제자 공동체
그리스도인의(제자) 삶은 그리스도와 연합한 한 사람의 성도가 ‘하나님을 아는 지식(Knowing God)’에서 깊이와 넓이와 부요함을 더해가는 일생의 순례의 여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성도는 매일의 삶 속에서 모든 순간마다, 모든 영역 안에서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삶’, ‘성령 충만한 삶’, ‘그리스도를 온전히 닮아가는 성화에 이르는 삶’을 회복해 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아름다운 성도의 믿음의 여정을 위해 교회는 각기 다른 성도들의 영적 필요에 맞게 적합한 양육과 훈련 과정들을 통해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그리스도의 제자들로 구비시켜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 누군가에게는 부드러운 음식으로 먹이고 돌보는 ‘양육’ 과정이 필요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단단한 음식을 제공하여 믿음의 근육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훈련’ 과정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만약 이 모든 과정들이 교회 성장을 위한 인위적인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면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세우는 일은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은혜가 필요합니다. 십자가의 도를 따르는 진실한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훈련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은혜가 필요합니다. 한길 공동체에 속한 모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성령 하나님께서 각 사람의 내면 심령에, 공동체 위에 부흥을 주시길 기도합니다. 우리 한길 공동체를 십자가의 도를 따르는 제자들의 공동체로 아름답게 빚어 주시길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