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정치가 필요한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꼭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통치가(주권이) 교회 안에 미치도록 바른 교회정치가 필요합니다. ‘교회’와 ‘정치’, 어울리지 않는 결을 가진 두 단어입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성도들은 ‘교회정치’ 라는 조합된 말을 듣게 되면 불편한 마음이 생깁니다. 교회정치라는 어감부터 전해지는 부정적인 생각은 자신의 교회의 양무리들에게는 전혀 관심도 없고, 교단의 이름내는 자리에만 마음을 빼앗긴 노욕에 가득한 일부 목회자들의 모습이나, 군중심리를 선동하며 정치 이념에 붙들린 일부 목회자들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태생부터가 정치적인 존재인 인간이 품어내는 모든 일들은 죄에 기울어진 것들이기 때문에 거룩한 교회 안에 ‘정치’라는 개념을 끌어와야 하는가 싶습니다. 그러나 교회 정치가 필요합니다. 바른 교회 정치가 필요합니다.
바른 교회 정치란,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이 교회 안에서 아름답게 드러날 수 있도록 교회를 이끌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회 정치란 교회의 신적 질서를 확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1장 6항에는, “… 또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교회의 치리, 인류의 행위와 공동체에 공통적인 사안 등은 항상 준수해야 하는 말씀의 일반 법칙들을 따라, 본성의 빛과 신자의 분별력으로 규정해야 한다.” 정의하며 하나님의 주권이 온전히 드러나도록 하는 일에 대해 인간의 자유로운 판단과 사고가 어떻게 성숙하게 분별력을 가지고 나타나야 하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이 일을 위해서 장로교 제도의 정치형태가 있는 것입니다. 당회는 교회가 하나님의 주권이 나타나는 신적 질서가 확립된 공동체로 세워지기 위해 교회를 섬기는 청지기인 것입니다.
지난 주일에 정기당회가 있었습니다. 매월 모이는 당회는 거의 매번 마라톤 회의가 이루어집니다. 교회 전반에 대해 놓칠 수 없는 많은 사안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토론과 안건들이 오고갑니다. 그래서 당회를 시작할 때, 그리고 마칠 때에 기도하게 되는 것은 ‘우리의 모든 논의가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이 흘러가는 일에 사용되게 하소서. 우리를 손과 발로 사용해 주소서’ 기도하게 됩니다. 지난 당회를 마치고 참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익명의 성도님의 헌신으로 시작된 ‘한길장학생’ 모집에 14명의 학생들이 지원했습니다. 기부해주신 헌금으로는 10명에게 지급할 금액 밖에는 안됐기 때문에 4명의 학생들은 탈락시켜야 하는 결정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 일을 두고 논의하면서, 감사하게도 지원한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며 당회원들께서 자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나머지 4000불의 장학금을 섬겨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마음이 부어졌기에 아름다운 헌신이 더해졌습니다. 누군가의 사랑의 헌신이 마중물이 되어, 또 다른 사랑을 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한길교회 안에 이런 아름다운 믿음의 역사들이 더 많이 나타나길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주권이 더욱 온전히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당회원들의 귀한 수고와 섬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