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서 이르시되 지혜 있고 진실한 청지기가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종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누어 줄 자가 누구냐” (누가복음 12:42)
샬롬! 기쁨과 안식, 감사가 넘치는 추수감사절 보내셨지요? 11월의 마지막 주간입니다. 올 한 해도 날아가는 화살같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일에는 2024년도를 새롭게 섬길 신임 제직들을 세우는 임직예배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위임하신 소중한 직분을 감당하실 네 분의 안수 집사님들과 일곱 분의 권사님들 총 열 한 분의 직분자들을 세웁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을 세우는 기쁨이 한길 공동체 믿음의 가족들 모두에게 확산되는 복된 날 되길 바랍니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몸을 섬기는 직분을 맡은 사명자들을 다양한 직임으로 설명합니다. 그 중의 한 가지가 ‘청지기’라는 직임입니다. 청지기란 ‘오이코노모스(οικονομοσ)’라는 단어인데, 본래의 뜻은 집안의 일을 관리하는 ‘관리자’란 뜻입니다. 청지기는 집안 일을 계획하고 단속하며, 사람과 재산을 관리하는 모든 업무들을 담당하는 주인의 대리자입니다. 종과는 다릅니다. 종은 억지로라도 섬겨야 하고 항상 두려움으로 맡은 일을 담당하지만, 청지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주인의 마음을 알아 주인을 대신하여 그 일을 맡아보는 자입니다(눅 12:42).
성경에 최초로 등장하는 청지기의 역할은 첫 사람 아담에게 주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보시기에 좋았던’ 아름다운 세상을, 그가 창조하신 피조물 중에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창조의 꽃과 같은 사람에게 관리하고 지키도록 사명을 위임하셨습니다(창 2:15). 그리고 오늘날, 하나님의 대리자로서의 청지기의 귀중한 사명은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름 받은 거룩한 성도들에게 동일하게 맡겨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도로 부름 받은 그리스도의 일꾼들에게 하나님의 비밀을(복음을) 맡기셨습니다(고전 4:1).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세워가는 선한 청지기의 사명을 부탁하셨습니다.
흔히들 일반 사회학에서 말하는 것처럼(80대 20 법칙, 파레토pareto 법칙) 교회 안에서도 결국 일하는 사람은 전체 구성원의 20% 정도 밖에 없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을 종종 듣습니다. 교회를 생각하는 안타까운 마음이라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현상입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현상 너머의 변화와 가치입니다. 만약 어떤 이의 몸이 20%만 살아있고 80%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결코 건강한 몸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건강한 교회의 모습은 몸의 모든 지체들이 아름답게 제 역할을 감당하며, 더욱 약한 지체들을 돌아보고 보호하는 건강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 아름다운 변화를 위해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청지기의 귀한 사명 위임하셨습니다. 새롭게 세워지는 신임 제직들과 이미 귀한 직임을 위임받은 모든 직분자들이 충성스럽게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가는 선한 청지기의 사명 감당하길 원합니다. 지금도 주님께서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 그리스도의 몸을 함께 세워갈 선한 청지기를 찾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