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을 준비하며 우리 모두가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하는 교회의 방향들을 몇 가지 나누고 있습니다. 새로운 구역장들과 구역 편성이 마무리됐습니다. 혹시라도 구역 배치에 본인의 이름이 누락된 분이 계시다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고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건강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 서로 돌아보며, 사랑 안에서 한 몸 공동체를 세우는 일에 더욱 힘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내년에는 구역 교재를 ‘매일 성경’(성서유니온) 묵상 본문 안에서 편성된 ‘그룹큐티나눔’ 교재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미 우리 교회는 새벽 기도회의 말씀 본문으로 매일성경의 묵상 순서대로 본문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일성경을 큐티 교재로 사용하면서 꾸준히 말씀 묵상을 이어가시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며, 말씀과 함께 동행하는 삶을 실천하는 것은 성도의 경건생활에 너무나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이는 큐티(QT) 형식의 말씀 묵상의 위험요소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이는 성경은 통전적인 관점을 가지고 교리적인 토대 안에서 연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매일의 경건의 시간을 통해 말씀을 묵상하며 경건훈련을 지속해 가는 것의 중요성과 유익을 저는 조금도 약화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일의 말씀 묵상을 통해 우리의 몸이 기억하고, 전인격이 말씀의 지배를 받는 지속적인 참된 변화가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일어나길 바랍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연구하고 읽고 듣고 암송하며 그 말씀과 동행하기 위해 치열하게 ‘말씀을 살아 낸 흔적’(말씀이 경험된 삶의 나눔)을 소그룹의 지체들과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욱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말씀 묵상의 중요성과 가치가 보편화되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신실한 무명의 하나님의 사람들의 숨은 헌신과 수고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매일 성경을 간행하는 성서 유니온의 초대 총무를 역임하고, 에스라 성경 연구원(현재 에스라 성경대학원 대학교)의 원장으로 섬기기도 하셨던 故 윤종하 장로님과 같은 분이 계십니다. 장로님은 큐티(QT)라는 단어가 생소할 1970년대부터 말씀묵상 운동에 평생을 헌신하셨습니다. 매일성경의 사역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되어온 말씀묵상의 열매를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자신의 모든 사재(私財)를 털어 에스라 성경 연구원을 설립한 故 백정란 이사장 같은 무명의 신실한 성도들을 통해서 한국교회 안에서 말씀묵상 사역은 열매를 맺어왔습니다. 탁월한 목회자 몇 사람과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몇몇 대형교회들의 영향력으로 일궈낼 수 있는 열매가 아닙니다.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처럼, 그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며 말씀을 삶으로 적용해 가는 신실한 성도님들을 통해서만 맺어갈 수 있는 열매입니다.
내년 한해, 우리 한길 공동체의 모든 지체들이 아름다운 묵상의 여정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그 믿음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며, 말씀의 빛 안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주님의 세계를 발견하고 서로 함께 나눌 수 있는 성숙한 말씀 공동체로 빚어져 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