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가족’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가정의 달에 다시한번 가정의 의미와 가족의 가치를 묵상하며 가족 모두가 더욱 온전한 사랑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자라온 성장 과정을 돌아보면, 저의 원 가정은 다소 역기능적 요소들이 많았던 배경에서 자랐습니다.(원 가정이란 한 사람의 인격형성에 중요한 토대를 마련하는 한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난 가정의 배경을 의미합니다) 아버지의 모습 속에 용납되지 않는 부정하고 싶은 요소들도 많았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시며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를 많이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 이전까지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아버지를 원망하고 용납하지 못했던 제가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 ‘나의 주님’으로 고백하게 된 이후, 아버지의 모습 속에서 발견했던 그토록 닮고 싶지 않았던 ‘죄악된 본성’이 저에게도 고스란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토록 싫어했던 아버지의 모습은 아버지에게 투영된 제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죄인이다’는 철저한 죄인 됨의 자각 이후에 비로소 저는 아버지를 이해하고, 용납하고 화해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아버지와의 관계가 온전하게 회복된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은 많은 사람들에게 성경적인 상담에 대한 귀중한 통찰들을 제공해 준 저명한 기독교 작가이자, 상담가인 래리 크랩(Dr. Larry Crabb)의 ‘아담의 침묵’(The Silence of Adam)이었습니다. 아담의 침묵은 오늘의 시대와 가정의 많은 문제들이 남성들이(가정 안에 일차적인 책임을 지닌 존재로서) 깨어 있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 것임을 주목하며 경건한 남성들이 다시 일어설 것을 촉구합니다. 저자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질문합니다. ‘인류가 타락하게 된 과정에서, 뱀이 하와를 유혹했을 때 아담은 어디에 있었을까?’ 성경은 하와가 사단의 꾀임을 받은 후에 금지된 과일을 따서 “여자가 그 열매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창 3:6)고 말씀합니다. ‘아담은 처음부터 하와가 유혹을 받는 그 자리에 줄곧 함께 있었을까, 뱀이 교활하게 자기 아내를 홀리는 동안 아담은 어디에 있었을까, 아담은 그 모든 말을 듣고 왜 침묵하고 있었을까, 적어도 아담은 하나님께서 이미 아담에게 명하신 동산 중에 있는 그 나무의 열매를 절대 먹지 말라고 명하셨던 것을 분명히 알았을텐데… 왜 아담은 침묵으로 일관했을까?’ 아담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위임하신 거룩한 소명을 저버렸습니다. 하나님 통치의 대리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아담 이후의 모든 남성들은 말해야 할 때 침묵하는 본능적 성향을 가지게 됐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감당하며, 소명을 이루어야 할 때 남성들은 침묵합니다. 혼란스러운 사태 속에서 뒤로 물러나 두려움과 분노에 휩싸여서 관망하기만 합니다. 우리 시대의 남성들이(남성으로 대표되어 표현했지만, 결국 이 시대의 경건한 남성과 여성, 어른들 모두가) 하나님께서 위임하신 소명을 발견하고, 경건과 의를 추구하는 거룩한 변화의 움직임을 다시 시작할 때 우리의 가정들은 변화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서부터 하나님을 사랑하는 중심으로 충만하게 변화되는 선한 움직임들이 일어나기 기대합니다. 경건한 남성들이 아버지의 역할을 하고, 지혜롭고 현숙한 여성들이 어머니의 역할을 바르게 할 때, 우리 자녀들은 하나님을 더욱 알고 싶어하는 거룩한 호기심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더불어 더 나아가 교회 공동체도 거룩한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