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우리는 구원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고린도후서 2:14-15)
짧은 만남이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만남들이 있습니다. ‘향을 싼 종이에서 향내가 나고, 생선을 묶었던 새끼줄에 비린내가 나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향기가 오래도록 베어 남아 있는 만남들이 있습니다. 오래 전의 일입니다.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기독교 교리> 강좌를 함께 나누었던 성경공부 시간이었습니다.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교리 공부’ 시간이었기 때문에, 첫 모임에서 한 분 씩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가 자신을 소개하고 어떻게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하시게 되었는지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한 중년의 여 성도님께서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소개하며 이제 예수를 믿게 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다며… 예수님을 처음에 인격적으로 만나게 된 과정과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고백하고, 주를 만났을 때의 감격과 기쁨을 말씀하시며 눈물을 글썽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참으로 온전히 경험한 성도만이 고백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고백들이 이어졌습니다. 진실한 성도의 고백에 강의실의 차갑고 메마른 기운이 금새 따뜻하게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그 분의 고백 속에 참 인상 깊게 남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주님과의 친밀한 교제의 기쁨을 소녀 같은 모습으로 밝게 나누시는 그 분이 들고 있는 성경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분의 성경책 한 켠에 빼곡하게 적혀 있던 메모를 보았습니다. 성경 속 여백에는 성도님이 예수님을 처음 알아가면서 깨닫게 되었던 묵상들, 감사의 고백과 궁금했던 질문들, 그리고 기도제목까지… 마치 첫 사랑과 나누는 사랑의 편지처럼 주님과의 친밀한 사귐의 흔적들이 오롯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록의 부분 부분들을 읽으며 또 다시 눈물짓는 성도의 모습에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부드럽게 바뀌는 경험을 했습니다. 한 사람의 아름다운 성도의 향기가 강의실을 가득 채웠습니다.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에게 나타내는 뚜렷한 변화의 특징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새생명으로 거듭난 참된 성도는 반드시 그의 관심사가 바뀌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성도 개인마다 변화의 차이는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믿음의 자람과 변화의 속도도 다릅니다. 그러나 그가 그리스도를 참되게 만난 성도라면, 그의 관심사는 반드시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대상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내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일들은 무엇입니까? 나의 우선순위는 어디에 있습니까? 내 안에 살아 계신 주님과의 더욱 깊은 친밀한 사귐을 갈망하고 계십니까? 저와 여러분, 우리 모두의 가장 소중한 영혼의 초점이 주님께 맞춰지길 원합니다. 향을 싼 종이에 향내 나듯, 비록 ‘질 그릇’같이 거칠고 깨지기 쉬운 연약한 우리들이지만, ‘보배 담은 질그릇’으로 내 안의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리우는 성도의 모습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