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주된 정체성 중에 하나는 “전투하는 교회”입니다. 전투하는 교회의 정체성은 요한계시록 11~13장까지 말씀 속에 잘 선포되어져 있습니다. 상징적이고 암묵적인 언어를 가진 계시록의 내용을 설명하자면, 대적들은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패배하고(12:1-6), 부활 승천하신 예수님을 따라 하늘로 올라가 일으킨 하늘 전쟁에서도 패배하여 (12:7-12), 땅으로 내쫓김을 받습니다. 예수님 앞에서도 패하고, 하늘에서도 패한 원수들은 이제 마지막으로 이 땅에 있는 교회를 공격합니다 (12:13-17). 그 이유는 이 땅에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 하나님은 교회를 홀로 두지 않으시고 큰 독수리 두 날개 아래 두시며 광야에서 그들을 한 때 두 때와 반 때에 이르기까지 양육하십니다 (12:13-14). 이는 곧 그리스도께서 영광중에 다시 이 땅에 오시기까지 교회를 품고 보호하시며 양육하시어 결국에는 싸움에서 이기게 하신다는 말씀이십니다.
그래서 교회는 현재 전투 중에 있습니다. 어떤 분이 우리에게도 D-Day (Decision Day: 결정의 날)와 V-Day (Victory Day: 승리의 날)가 있다고 말했듯이, 사탄은 이미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 패배가 결정되었지만, 주님께서 재림하시는 날 최종적이고 완전히 패배하게 되는 V-day에 이르기까지, 교회는 지엽적인 전투에 끊임없이 임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군사로서의 부르심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목자요 위로자 이심과 동시에, 우리의 군 사령관 되시며 필요에 따라 우리를 불러 전투의 자리로 보내십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이 때론 전쟁과 같기도 합니다. 전쟁 중이기에 때론 원치 않는 상처도 입게 되고, 때론 쓰러진 형제를 둘러메고 전진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고지를 향하여 용맹하게 전진해야 할 때도 있고, 때론 밤새 보초를 서는 파수꾼의 일이 맡겨지기도 합니다.
이 전투에서의 승리는 총과 칼로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이루어집니다. 원수들은 세상의 권력과 힘을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보혈과 그의 겸손을 두려워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유일한 승리는 십자가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섬기며, 종이 되어 죽기까지 순종할 때 사탄의 견고한 진들은 깨어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합니다. 우리에게 있어 제 1의 기도 자리는 우리가 가진 이 땅에서의 소망을 올려드리는 자리가 아니라, 오늘도 십자가의 길, 그리스도의 겸손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시도록 간구하는 자리입니다.
이 땅에 교회는 아직 점도 없고 흠도 없는 계시록 21장의 새 예루살렘이 아니기에 여전히 크고 작은 전투를 피할 수 없지만, 우리는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영광의 그날이 속히 올 것이라는 것을… 오늘도 그리스도께 충성된 성도님들의 헌신의 자리마다 하나님의 평강과 보호하심이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