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본당은 참 아름답습니다. 이 건물은 원래 오페라 공연 극장이었기 때문에 울림의 문제가 있지만, 높고 넓은 본당은 우리가 함께 모여 찬양하고 기도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특별히 400명 이상 모일 수 있는 공간에 기둥이 없어서 모두가 한눈에 들어오고, 회중석에서도 특별히 앞사람의 방해 없이 강단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잘 설계되어 있어 편안합니다. 어떤 분이 한길교회는 LA에서 가장 큰 십자가가 본당에 있는 교회라고 하더군요. 아마도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는 강단 위 의자에는 설교자나 기도자 등이 예배 내내 앉아있지 않습니다. 잠시 자신이 맡은 순서 교대를 위해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학적인 의미가 있는데, 목회자 역시 회중의 한사람으로써 예배를 드리는 지체이고, 잠시 위임을 받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후에는 다시 본래의 회중석으로 돌아가 예배자가 된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저는 제일 앞자리에서 예배드리다가 대표기도가 끝나고 성가대의 기도송에 맞추어 강단에 올라갑니다. 가서 앉자마자 저는 후주에 맞추어 기도하시는 회중을 잠시 돌아봅니다. 회중의 얼굴들을 보면 순간적으로 그 가정의 기도제목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때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성도들의 얼굴은 더 크게 보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나오신 분들에 반갑고, 예배에 빠진 분들에 대한 걱정이 짧은 시간 교차합니다. 그리곤 잠시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양무리에 좋은 꼴로 먹여주시고, 지치고 고된 생활 중에 말씀으로 힘을 얻게 하옵소서…” 짧게 기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예배 순서 가운데 위치한 성가대의 찬양은 우리의 마음을 모아줍니다. 조이찬양팀의 경배와 찬양은 온 성도가 마음을 열고 전심으로 하나님을 높이는 시간이라면, 성가대의 찬송은 하나님께 드리는 경배임과 동시에, 주님께서 우리의 심령을 만지시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후에는 말씀을 전하는 시간인데, 어떤 분은 설교 아웃라인만 준비하지만, 저는 모든 단어를 쉼표까지 다 기록합니다. 그래서 저의 설교 안에는 설교 전문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록한대로만 설교하는 것은 아닙니다. 준비된 내용에 충실하되, 문자에 매이지 않고 정보 전달이 아닌 성령의 교통과 성도의 교통이 설교 중에도 있도록 기도하는 열린 마음 가지고 말씀을 전합니다.
말씀을 마친 후 우리는 찬양을 함께 부르고 합심기도를 올려드립니다. 저는 마지막 찬양 시간이 예배의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말씀에 반응하여 올려드리는 찬양 안에는 치유와 회복과 헌신이 담겨 있습니다. 축도로 예배를 마친 후 짧지만 로비에서 반가운 성도들과 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우리는 각자 봉사의 자리로, 삶의 현장으로 흩어지게 됩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를 기뻐하신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예배는 (비록 전문성을 갖춘 부분에는 사례를 받는 사역자들이 있지만) 대부분 봉사자들의 헌신과 수고로 만들어지기에 더욱 감사합니다.
온라인상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고, 전달될 수 없는 성도의 교통과 섬김들이 공예배를 이루어 갑니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전염병으로 인하여 우리가 아직 예전같이 모두 모일 수는 없지만, 저의 바람과 권면은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지지 마시고, 이럴 때 일수록 더욱 팬데믹이 빨리 종식되기를 기도하며, 무엇보다 다시 모이기를 더욱 사모하는 한길 공동체 되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