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nity Divinity School의 조직 신학 교수로 계셨던 게빈 벤후저 목사님이 이 쓴 [목회자란 무엇인가] 책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목회자의 소명을 다룬 서적들 중에 가장 유익한 책입니다. 이 책을 만난 지 5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저의 직무에 대해서 흐릿해질 때마다 이 책을 다시 찾곤 합니다. 케빈 목사님께서 300page 에 이르는 글을 쓰면서 말하고 싶은 내용은 단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목회자는 신학자가 되어야 한다.”
그 분의 글을 몇 군데를 발췌하여서 성도님들과 나눕니다.
“너무나도 많은 목회자들이 자신의 소명적 장자권을 경영 기법, 전략 기획, 리더십 강좌, 심리요법 정도의 팥죽 한 그릇에 팔아버렸다. 목회자가 경영학 석사학위를 갖고 있다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한다. 새로 안수 받은 목회자들이 신학교에서 목회자로서 ‘진짜 일’을 하도록 훈련 받지 못했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오늘날 목회자는 다양한 역할(지도자, 조직 건설자, 행정가, 감독, 영감을 불어 넣는 사람,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영적 실용주의자 등등)을 요구받는다. 또한 목회자들은 지칠 줄 모르는 혁신가와 창의적인 공상가가 되어야 한다는 거센 압력도 받고 있다.”
“그 사이 신학은 전문적인 몇 몇의 전담물이 되었고, 학문의 여왕, 수 세기 동안 하나님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던 분과가 그저 인간적인 행위를 다루는 종교학으로 축소되었다. 신학이 부재된 목회직은 영원한 진리를 말하기 보다는 개인의 즉각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이는 실용적인 직업으로 변했다. “미래의 목회자들이 신학 체계를 터득하는 대신에 설교와 교육, 목회적 직무, 음악, 교회 행정에 관한 전문 기술을 익히기를 바랐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자신의 주된 의무가 성서적, 신학적 교육이 아니라 지속적인 부흥을 감독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신학은 앞서 언급한 다른 요인의 영향 때문에 전도나 교회의 일상적 사역과 분리된 것처럼 보였다. 전도에 쓸 교회의 장비는 강력했지만, 교회의 신학적 근육은 사용하지 않아서 퇴화되고 말았다.”
다시 한 번 글을 읽으며, 저의 목회를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대요리문답, 소요리문답,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등 우리가 믿는 신학을 요약해 놓은 다양한 신앙 유산들이 있습니다. 때를 따라 나 자신과 자녀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며 올바로 살아가도록 하는 의무는 목회자에게만 주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신 소명이라 믿습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프로그램이나 좋은 환경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진리가 선포되고 바른 신앙이 자라나는 진리의 터가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