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끼리 식사를 많이 하게 됩니다. Family time을 많이 가지는 것은 좋은데, 꼬박 꼬박 세끼를 다 먹어야 하는 엄마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아침 먹으며 점심 걱정하고, 점심을 먹고 치우면, 바로 저녁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 됩니다. 정말 먹고 치우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정말 훌륭했던 몇 번의 식사 기억들이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정말로 끔찍한 기억을 남긴 몇 번의 식사도 있으시겠죠. 그러나 수천, 수만 번 먹은 대부분의 식사는 말 그대로 평범했을 것입니다. 누군가 저에게 2주전 점심에 무엇을 먹었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대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쉽게 잊히는 수십 만 번의 보통 식사가 저에게 영양분을 공급해 주었습니다. 기억에서 지워진 그 수 많은 식사가 오늘의 저를 있게 하였습니다. 그 식사들이 저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었습니다. 집에서 먹은 그 많은 식사들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헌신과 수고의 결과 였습니다. 때론 이 일이 때론 너무 소모적인 일이라 생각이 들도, 빛도 없고 영광도 없는 그림자 같은 일 같이 여겨지지만, 그 수고로 아이들은 잘 자라났고, 가정도 평안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목회를 먹회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밥통을 열어야 소통이 된다고도 합니다. 우리의 식사는 단지 영양분의 공급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었고, 그 식사 시간을 통해 가족의 사랑과 기쁨, 훈계와 용납, 회복과 소통을 나누는 전인격적인 자양분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더욱 세심한 배려와 감사의 표현이 필요하겠습니다. 비록 모두 어려운 시간 가운데 있으나, 각 가정에서 좋은 기억을 많이 쌓아 가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