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는 세상의 규범과 질서를 새롭게 바꾸고 있습니다. 혹자는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세상을 나눌 만큼, 우리는 역사의 분기점이 될 시기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어떤 세상이 올까요… 오늘부터 몇 차례 나누어 낯선 시대를 맞이하는 교회와 목회에 대해서 성도님들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2000년 전 오순절 성령 강림으로 역사적 교회가 이 땅에 시작된 이후, 모든 교회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시대적 도전들을 직면해왔습니다. 고대(초대) 교회, 중세 교회, 종교 개혁 이후 근대 교회에 이르기까지 문화, 전쟁, 핍박, 철학, 이성, 이단, 물질, 세속, 세계관 등의 다양한 도전들 속에서도, 교회는 순결함을 지켜왔고 복음의 사명을 감당해 왔습니다. 역사 속의 각 시대는 각기 다른 과제와 사명을 감당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에게 부여된 AC 시대의 목회와 선교를 지혜롭게 감당해야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각 시대마다 새로운 목회를 해야 한 다는 것은 아닙니다. 엄밀히 말해서 어느 시대이든 목회는 그 성격이 다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항상 성경을 기준 삼아 교회를 이해하고, 성경적 원리에 따라 목회를 펼쳐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고민을 다시 정의하자면, 다가온 새 시대에 어떻게 더 성경적인 교회를 이루어 나갈까 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 생각해볼 주제는 다음세대 신앙 교육입니다. AC 시대에는 자녀 신앙 교육의 축을 교회에서 가정으로 옮겨야 합니다. 지난 수십 년 교회들은 반복되는 실패를 경험해왔습니다. 1994년에 이미 발표된 Silent Exodus, 이른바 “조용한 탈출”은 한국 이민 교회 2세들이 20세 이전에 70%, 30세 이전에 85%가 교회를 떠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어떻게 하든 고등부까지는 부모의 영향력 아래 교회에 붙잡아 놓는데, 대학에 가면서 다 교회를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반복된 실패를 막고자 그동안 교회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예산을 투자함에도, 우리 자녀들은 잘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비단 미국의 일만이 아닙니다. 유럽은 이미 다음세대를 완전히 잃어버린 땅이 되었고, 한국의 상황도 밝지 않습니다. 90년대 중반 까지만 해도, 청소년 캠프가 2000명씩 2차 3차 캠프를 진행해도 자리가 모자랐습니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던 선교한국 대회는 잠실 주경기장을 꽉 채웠습니다. 목요 찬양 집회, 금요 기도회 곳곳마다 청년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20년이 지난 요즘은, 대부분의 캠프가 다 사라졌습니다. 등록이 되지 않아서. 주일학교 없는 교회가 70%. 강남 모 교회 장년 예배 출석수 2500명 중 고등부 학생 수는 50명입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 고등부 250명이었는데, 지금 모이는 학생은 40명이 되었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청년 1/5이 되었고, 대학생 복음화율 3%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10년이 또 지난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을 마주하게 될까요…
신명기 6장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부모에게 다음세대 신앙 교육의 책임을 맡기셨습니다. 일주일에 한 시간 모이는 교회 기관에 위탁하신 것이 아니라, 매일 같이 먹고 같이 지내는 부모에게 맡기셨습니다. 지난 코로나 사태로 우리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습니다. 9월 학기부터는 얼마나 등교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동일하게 교회도 교육부가 언제 다시 열릴지, 수련회 등의 행사는 언제 다시 가질 수 있을지 미지수 입니다. 이런 사이에 자녀들을 자라나게 됩니다.
AC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교회 교육부는 이 성경적 원리에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앞으로 교육부 사역은 기존에 주일 사역을 충실히 감당하되, 부모를 도와 자녀들을 가정에서 잘 양육할 수 있도록 하는, “Helping parents win” 목회 철학을 가지고 사역을 발전시켜 보려 합니다. 교육부 사역을 부모님들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사역에 교육부가 돕는 역할이 되도록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자녀 양육을 펼쳐 나가 보고자 합니다.
이 일을 위하여 교육위원회와 교역자들이 함께 만나 지혜를 모으고, 새로운 목회 구상을 기획하여,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신앙 교육의 비전을 함께 품고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