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부터 시작한 온라인 예배가 이번 주로 20주째를 맞이합니다. 참으로 오랜 시간 흩어져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 동안 목회 팀과 미디어 팀에서 부지런히 사역해 주셔서, 우리는 큰 불편 없이 집에서 주일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예배가 길어지며, 혹자는 “우리 앞으로도 가상공간에서 만나 예배드려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오히려 사람을 안 만나니 예배에 집중이 되어 좋습니다.” 라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변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일터에 나오거나, 먼 출장을 갔을 때,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고대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영상이나 사진으로 볼 수 있지만, 그것으로는 채울 수 없는 갈망과 그리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는 가끔 아름다운 여행지 방문하기 위해 많은 대가를 지불하기도 합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로 그 웅장한 산과 싱그러운 바람, 나무와 흙냄새를 직접 맡아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이렇게 되면 결국 질문에 솔직해 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문제는 온라인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우리는 서로를 갈망하고 있는가? 서로 깊이 사랑하는 공동체인가? 라는 물음으로 귀결 됩니다.

본회퍼가 고백했듯이, 우리는 서로가 없다면 그리스도를 만날 길이 요원한 자들입니다. 가시적 공동체로 모이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삼위 하나님이 계십니다. 우리는 교회로 모여 서로를 인간적으로 만나기 전에, 서로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먼저 신적으로 만납니다. 우리는 홀로가 아닌 함께 지어져 가는 그리스도의 몸이자, 하나님의 성전인 것을 날마다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홀로 공예배를 드림에도, 오히려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하시는 분들을 저도 종종 만납니다. 그 만큼 예배에 온 마음으로 참여하고 계신 것 같아 기쁩니다. 하지만, 동시에 목회자로서 회개하게 됩니다. 공동체의 교제가 없이도 예배에 공허함이 없을 정도로, 우리는 과거에 한 장소에 모인 흩어진 예배자들이 아니었나… 돌아보게 됩니다.

모든 것이 기한이 있고 만사가 때가 있습니다. (전 3:1) 하나님께서 우리를 잠시 흩으셨으나, 다시 모이게 하실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함께” 하기 위하여 잠시 “홀로”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라 믿습니다. 홀로 있을 때의 이 목마름이, 함께 그리스도의 공동체를 세우고자 하는 갈망이 되길 기도합니다. 다시 만나 함께 예배드릴 날을 고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