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의 주일 신앙생활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옛날 예배당에는 종이 있어 하루에 세 번씩 종을 쳤던 기억이 저에게도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라고 종을 한번 치고, 점심에 쉬라고 종을 치고, 이젠 집으로 돌아가 안식을 취하라고 저녁 종을 쳐주었습니다. 이렇게 묵상과 기도, 노동과 안식이 창조와 자연의 원리에 따라 순환되었습니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서면서 우리의 모든 시간은 “상인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좀 더 바쁘게 일하고 정신없이 활동함으로 모든 시간은 돈으로 교환 되었습니다. 이런 시간 자본주의 원리가 교회 안으로도 들어와서, 교회의 시간도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사역으로 빼곡하게 채워졌습니다. 사역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들이 생겨났고, 이 일들을 감당하기 위하여 자연스럽게 성도들의 신앙은 활동으로 채워졌습니다.

마치 요한복음 12장에 마르다와 같이… 마르다는 자기의 집에 예수님이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섬기기 위한 일로 분주하고 바빠 그의 곁에 머물 시간이 없었습니다. 마르다는 그 집의 참 “주인”이신 예수님이 오셨는데, 그를 “손님”으로 여겨 섬기기에 분주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는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기 위함이라 하셨습니다 (마 20:28). 반면, 마리아는 그날 예수님의 섬김을 받았습니다. 그 섬김이란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생명의 말씀을 듣는 일이었습니다.

정신없이 활동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다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집으로 우리를 부르시어, 여전히 우리를 돌보고 계신다는 사실…. 주일 예배를 통해 주님께서는 우리 영혼에 풍성히 말씀하시며, 위로하시고, 소망을 주시며, 회복시켜 주십니다.

교회는 섬김이 많이 필요한 곳입니다. 그러나 섬기기 위해서는, 먼저 주님의 섬김을 받아야 합니다. 예배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마음을 다해 찬양하며 기도하여 영혼이 풍성함을 먼저 누려야 합니다. 섬김을 받은 자가 섬길 수 있습니다. 그동안 너무 분주하게 활동 중심으로 신앙생활 하다 보니, 안식일임에도 나의 영혼을 돌보고, 나의 마음을 돌보고,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살펴볼 여유가 없지 않았는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주일은 즐겁고 기쁜 날입니다. 주님께서 예비하신 풍성한 말씀 식탁의 섬김을 받는 날 입니다. 지난 한 주간의 무거운 멍에를 내려놓고, 참된 안식을 누리는 날입니다. 모든 것이 멈추어진 이때에 모든 마음의 분주함을 내려놓고, 마리아와 같이 주의 발등상 앞에 앉아 그분을 즐거워하는 복된 성도님들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