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길 교회로 부임하며 하나님 앞에서 다짐한 5가지가 있습니다. 이는 사도행전 20장에 바울이 에베소 장로들과 작별 인사를 하며 나누었던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 말씀들이 담임 목회를 시작하는 저에게 목회적 비전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한번 성도님들과 나누었지만, 다시 한 번 성도님들과 나누며 기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주(님)를 섬기는” 목회를 하겠습니다(행 20:19).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다시 한 번 주님만을 섬기는 목회를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길지 않은 목회 경력이지만, 교회 안에서 목회하면서도 다른 것을 섬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비전으로 포장된 야망일 수도, 권력일 수도,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돌아보아 오직 주님의 종 된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다짐이 저의 목회 1번지입니다. 제가 성도님들을 가장 잘 섬기는 방법은 오직 주님만을 섬기는 목회자가 되는 것이라 믿습니다.
둘째, “모든 겸손”으로 목회를 하겠습니다(행 20:19). 우리가 많은 일을 함에도 열매가 부족한 이유는 겸손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겸손의 모든 모양이라고 했는데, 그 중에 하나는 “보상심리”가 없는 것입니다. 교회 일을 하다 보면 일종의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가 생기게 되는데, 이것은 목회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보상 심리가 발동되면, 겸손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합니다. 오직 무익한 종의 비유처럼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눅 17:10) 이렇게 고백하며 그 날 그 날 사역을 마칠 수 있기를 다짐합니다.
셋째, “눈물” 목회가 되길 바랍니다(행 20:19). 사도 바울은 성령의 감동하심 가운데 그의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고 에베소 장로들을 만나 그의 목회를 회고합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여러분께서는 지금까지 내가 항상 여러분 가운데서 어떻게 행하였는지 보았습니다 (행 20:18). 곧 모든 겸손과 눈물, 인내로 주님을 섬긴 것입니다 (행 20:19). 라고 합니다. 바울은 눈물이 마르지 않는 목회를 하였습니다. 눈물의 근원은 긍휼과 사랑이겠습니다. 부족한 종을 통하여 우리를 사랑하시되 죽기까지 사랑하신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이 흘러갈 수 있도록, 눈물이 마르지 않는 목회가 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넷째, “거리낌”이 없는 목회가 되길 소망합니다(행 20:20). 어떤 일이든지 하나님 나라에 유익한 것은 거리낌이나 부끄러움 없이 가르치고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담대함은 “거리낌”이 없는 정직한 삶에서 나옵니다. 세상적인 유익을 구하거나, 눈가림으로 행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나 성도님들께 정직하게 결정하고,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실수나 연약함이 드러날 때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정직하게 나누고 결과를 감당해내는 용기가 있기를 바랍니다.
다섯째, 모든 사역을 오직 “하나님께 대한 회개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증언”하는 일에 목적을 두겠습니다(행 20:21). 말씀과 양육을 통하여 하나님 앞에서 부족한 우리를 비추고, 오직 중보자 되신 예수님을 통해 아버지께 다시 나아가는 복음이 우리 삶가운데 날마다 새롭게 되기를 바랍니다.
팬데믹 시간을 보내며, 모든 것을 점검하는 중에 저의 초심을 다시 돌아 봅니다. 목회자의 정체는 교회의 정체를 의미합니다. 초심에서 흔들리지 않고, 날마다 교회와 함께 성장하는 목회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바라기는 모든 직분자, 봉사자, 성도님들께서도 하나님 앞에서 서약한 초심을 기억하고, 마음을 새롭게 하는 시간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