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나이테는 이 나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나이테가 급격히 커지며 색이 흐리다면, 나무는 이 때에 크게 성장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급격한 성장이 있었던 만큼 그 부분의 나무는 무릅니다. 나이테의 폭이 좁고 색이 진하다면, 그 때에 나무는 거의 성장하지 않는 것 같은 시간을 보낸 것이나, 반대로 그 부분은 아주 단단하고 견고합니다.  어떤 나무도 빠르게 성장하며, 동시에 성숙을 이룰 순 없습니다. 우리 인생도, 교회도 크게 성장해야 할 시즌이 있고, 단단히 성숙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지난 1년 3개월의 팬데믹을 지나고, 우리는 교회를 재개하는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 일에 서두르지 않고, 근원부터 살피어 단단히 성숙해 지는 시간 되길 바랍니다. 지금은 빨리 예전의 예배 숫자를 회복할 때가 아니라, 한 명 한 명을 세밀히 돌보아, 복음적 회복이 있도록 섬겨야 할 때라고 믿습니다.

각 위원회도 사역 재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교회에 나와서 이미 봉사를 시작하신 분들께 특별히 감사합니다. 맡은 직분에 충실하게 감당하시니, 교회가 편안합니다. 오늘부터 1, 2부 성가대도 복귀하고, 교육부 예배도 대면으로 시작하며, 봉사 위원회 사역도 제한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빠른 숫자의 회복이 아니라, 단단한 성숙을 이루는 시간, 그러므로 촘촘하고 짙은 나이테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견고하게 세우고, 식사를 나누는 손길 하나 하나에 사랑이 담기며, 찬양의 소절마다 참된 경배가 있는 예배가 되길 소망합니다.

우리교회는 적지만 한어 예배를 참석하시는 영어권 회중이 있습니다. 이 분들에게 지난 일 년간 영어 통역을 제공해드리지 못하여, 영적으로 잘 돌보지 못했습니다. 우리 교회를 떠나고 싶지 않은데, 영어 통역이 안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일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분들을 잘 돌보아 세워야 하겠습니다. 예배 통역에 봉사하실 분들을 찾습니다. 조금 부족해도,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귀한 동역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우리 교회 어르신들을 위한 셔틀 봉사도 필요합니다. 사실, 누구보다 대면 예배를 기다리신 분들이신데, 주일 이동수단이 어려워 못나오고 계십니다. 매주 택시를 탈 수도 없고, 그것도 요즘은 일하는 사람이 없어서 주일에 택시 부르는 것도 무척 힘들다고 하십니다. 주일 셔틀을 봉사해 주실 분도 필요합니다.

움츠렸던 교회 사역이 하나씩 제 자리를 찾아가며, 많은 일손이 필요하지만 이때까지 교회를 돌보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신실한 일꾼들을 세워주실 줄 믿습니다.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교회가 성장하고 또 성숙해지는 시간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