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모두가 어려운 이때에, 교회의 구제 사역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이 시대에 교회가 세상에 정의를 세우는 방법은 적극적 구제 활동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제는 사랑과 선행의 문제가 아니라 공의와 정의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구제를 하는 자가 칭찬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구제하지 않는 자에게 심판이 있는 것입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교회 사역을 돌아볼 때 구제 사역은 선교, 전도에 비하여 많이 발전하지 못한 듯합니다. 구제는 선교만큼 전문성과 실력이 필요한 사역인데, 교회마다 선교 전문가는 많아도, 구제 전문가는 만나기 힘듭니다. 지난 십 수 년 선교에 헌신한 젊은이들은 많았지만, 구제에 헌신하겠다는 청년들은 많이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교회가 구제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고, 실천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느낍니다.
제가 지금껏 교회 구제 사역을 돌아보며 배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구제는 은밀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구제는 프로젝트가 아닌 일상의 삶이 되어야 하구요. 마지막으로 세 번째, 구제는 기계적으로 하면 안 되고 감동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두 사람이, 혹은 교회의 기관이 구제를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성도가 늘 일상의 삶에서 구제의 몫을 떼어 놓고, 감동에 따라 나누되 은밀하게 진행한다면, 그곳이 곧 보아스의 밭, 하나님 나라가 될 것입니다. 구제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은 이 세 가지만 기억해주십시오. 은밀하게, 삶으로, 감동으로…
우리교회에 구제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있어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어려움 중에도 구제헌금이 있어 우리 교인 중 힘든 가정을 지원할 수 있었고, 75세 어르신들에게 사랑의 박스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교회 렌트비도 지원하고, 어려운 신학생들도 도울 수 있었습니다. 다리 놓는 공동체에서는 청년부들을 위하여 기금을 마련해주었고, 이번 달 말에는 지역주민을 위해 food bank를 열어 음식과 함께 복음을 나누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성사역은 지난달에도 잊지 않고 환우 가정들에 음식을 만들어 배달하였고, 어떤 분들은 교회에 쌀을 기부해주셔서 성도들과 함께 나눌 방안을 모색 중에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가운데서도 케냐와 탄자니아 구제헌금은 잘 모이고 있으며, 멕시코 오호데 아구아 구호물자 지원은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감사합니다. 이 외에도 선교회, 각 구역 자체적으로 많은 구제 활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성도님들 중에 은밀하게 구제활동 중이시라 제가 알지 못하고 듣지 못한 구제 사역이 많을 겁니다. 아무도 모를 지라도, 하나님은 알고 계시니 주님께서 큰 영광 받으실 줄 믿습니다. 주님은 구제의 기준을 냉수 한 그릇에 두셨습니다. 그러시고는 그 작은 섬김에도 결단코 상을 잊지 않으시겠다 약속하셨습니다. 저는 우리교회와 모든 성도님들이 이 은혜도 충만히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